김영주

〈조각난 것을 통해
전체를 바라보는 것〉

단 채널 비디오, 3분13초, 2024.

작업 설명

<조각난 것을 통해 전체를 바라보는 것>은 의식의 흐름대로 파편화되는 풍경을 드로잉을 했고, 언어화될 수 없는 그 행위를 추적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자르고, 붙이는 행위는 무의식을 어렴풋하게 따라가며 정지되지 않은 움직임을 만든다. 완전한 조각이 또 다른 조각이 되어 합쳐지고 다시 부서지는 작업을 통해 전체를 상상해본다.

작업 기록

조각난 것을 보는 것을 통해 전체를 보는 감각.

말로 풀어낼 수 없는 것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비트는 감각.

하나의 대상이 다른 생각의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

성글게 엮은 파편들 - 흩어진 것을 모으는 것.

모으기 관찰하기 생각하기 정리하기 분류하기

감각된 것이 어떻게 인식되는지.

애매한 것에 대해 말하기.

파편화시키기.

멍하게 가만히 있는 것.

기록을 위한 움직임 속에서
나는 무엇을 붙잡고 기록하려는 것인지.

한 풍경을 오랜 시간 바라보면 그 풍경이 파편화되고,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익숙했던 장면이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의도적으로 부서진 시선으로 바라볼 때도 있다. 하루 동안 무엇이 바뀐 것인지 모르겠다. 대상 아니면 나 둘 중의 하나일 텐데.

전혀 관련 없는 장면 두 개를 같이 봄으로써 오는 새로운 시각의 자극.

각기 다른 독립체지만 그 안에 규칙을 찾았을 때 가지처럼 뻗어 나가는 선들을 보면 복사 붙여 넣기 한 장면이 보인다. 식물의 잎을 내기 위한 줄기인 긴 통로 속과 같이 보이지 않지만,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정지된 화면도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속도에서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어떤 방향에서 얼마만큼의 빛을 받는지에 따라 평면적으로 보이기도, 당장 튀어나올 듯한 입체감이 보이기도 한다. 투명해서 안을 들여다 볼 수도 있고 부드럽고 흐르는 물이 담기기도 하고 딱딱한 무언가가 꼿꼿하게 자리 잡기도 한다. 물체가 앉아 닿는 면은 좁고 짙은 그림자가 생기고 그림자도 빛을 반사시키며 새로운 패턴의 모양을 그린다.

무언가가 지나간 자리에 남아 있는 흔적은 내가 그것을 유추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해준다.